여름에는 호흡기 질환을 가진 환자들의 증상이 비교적 완화되는 시기이다. 독감 같은 호흡기 바이러스나 결핵균이 햇볕과 고온에 약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여전히 호흡기 건강에 해로운 요인이 있기 때문에 여름철 호흡기 건강관리법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1. 여름철 실내 미세먼지
봄에만 미세먼지와 황사를 신경 써야 할 것이 아니다. 여름은 실내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계절이다. 냉방을 위해 에어컨을 오랜 시간 가동하느라 환기를 잘 안 하기 때문이다. 요리할 때 생기는 연기, 프린터 같은 전자제품, 집 안 청소, 옷 털기 등 실내 미세먼지가 발생하는 원인은 다양하다. 후드를 틀어도 오염된 공기를 완벽하게 막을 수 없으므로 이에 대한 적절한 대처가 필요하다. 실내 미세먼지 농도를 낮출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자주 환기를 시켜주는 것이다. 환기는 미세먼지뿐 아니라 실내에 쌓일 수 있는 이산화탄소 농도를 낮추어 실내 공기를 쾌적하게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실내 미세먼지 대처법
-냉방 중에도 주기적으로 환기한다.
-외출 뒤 손과 얼굴을 깨끗이 씻는다.
-미세먼지 제거 인증 필터가 있는 공기청정기를 사용한다.
-옷 털기는 되도록 야외에서 하되, 실내에서 하면 적절히 환기한다.
-실내에서 조리 시, 후드 사용과 환기를 함께 한다.
2. 여름철 천식환자 건강관리
천식 환자들 주로 차고 건조한 겨울철에 증상이 악화된다. 반면 여름에는 따뜻하고 습한 공기덕에 기도가 덜 수축하므로 증상이 완화된다. 하지만 천식 환자 가운데 일부는 곰팡이 포자에 알레르기가 있는데 이들은 곰팡이 활동이 가장 활발한 여름철에 증상이 나빠질 수 있다. 알테나리아, 아스페르길루스, 클라도스포리움 같은 대표적인 알레르기 곰팡이들은 여름과 이른 가을에 가장 활발하게 증식한다. 곰팡이가 일으킨 천식 증상은 일반적인 천식 증상과 비슷하다. 기침, 가래, 천명음, 호흡 곤란, 비염 증상도 악화 등이 나타난다.
천식치료를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곰팡이 같은 알러젠(알레르기 질환의 원인이 되는 항원)을 제거해야 한다. 다만 천식의 흔한 알러젠은 집 먼지, 진드기, 꽃가루 같은 물질이며, 곰팡이와 무관한 경우가 많다. 곰팡이 제거에 사용되는 일부 화학 약품은 천식 증상을 도리어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본인에게 예민한 알러젠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아야 한다. 병원에서 피부 반응 검사 또는 혈액 검사를 통해 어떤 물질에 예민하게 반응하는지 알 수 있다.
3. 레지오넬라 폐렴
레지오넬라 폐렴은 '레지오넬라균'에 감염되어 발생하는 폐렴이다. 발열과 함께 폐에 염증이 생겨서 기침, 호흡 곤란 등이 생기는 경우를 말하며 호흡기 이외의 증상도 흔히 동반한다. 레지오넬라균은 아메바 같은 원생동물 안에 숨어 있다가 온수기, 에어콘의 냉각탑, 가습기 등과 같이 습기가 많은 곳에서 증식한다. 특히 25~45℃의 환경에서 잘 자라기 때문에 여름철에 가장 활발하게 활동한다. 여름철은 습기 찬 에어컨에 숨어있던 레지오넬라균이 에어컨 바람을 통해 호흡기로 들어갈 수 있는 최적의 시기이며, 실제로 여름에 가장 많은 환자가 발생한다.
레지오넬라 폐렴은 발병 초기에는 호흡기 외 증상을 동반한다. 밥맛이 없고, 힘이 없고, 머리가 아프고, 온몸이 쑤시는 증상으로 시작해서 오한과 함께 체온이 39∼40.5℃까지 급격히 오른다. 가래가 별로 없는 마른기침이 나고 설사, 구역, 구토나 복통 증상이 있다면 병원 진료를 받아 봐야 한다. 특히 노년층의 경우 이런 증상을 보이면 빨리 병원에 방문하는 것이 좋다.
레지오넬라 폐렴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에어컨을 사용하기 전, 필터 청소를 꼭 한다. 냉방병 예방을 위해 실내 온도는 26도 정도를 유지하면서, 적절한 환기를 통해 오염된 공기를 내보내야 한다. 적어도 2시간에 한 번씩 창문을 여는 게 좋다.